진정한 복이란.
74년 6월 7일
본심. 빛깔도 소리도 냄새도 없으니 어떻게 되죠? 허공하고 이거하고 둘이요?
하납니다. 허공 어디 있어요? 허공 없습니다. 우리가 빌려온 말이에요.
불성. 우리의 불성 찾아낼 수 없어요. 이 것도 빌려온 말이에요. 생각하는 놈 있거든.
불성이니 뭣이니 말하는 놈 있거든. 그런데 찾지 못해. 허공하고 이 놈하고 꼭 하나라.
그런데 허공, 마음, 불성 이라는 말 전부 거부하고 싶어.
그런데 거부 한다 이 마음씨는 우리가 가지고 있네.
그러니 결국 허공하고 우리의 불성하고 결국 하나다. 이런 결론이 나는 거예요.
땅덩어리가 어디서 왔는지? 태양이 어디서 왔는지?
이것을 알면 내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기 전에 나는 무엇 이더라 이걸 훤히 압니다.
이거 죽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거라요. 불교는 뭣이냐? 솔직히 우리가 복을 구할라면
절에 안가도 됩니다. 사람으로서 남자는 남자구실을 여자는 여자구실을 하면 친구는 친구
구실을 하면 이래버리면 복 받습니다.
왜 복 받느냐? 우리는 보물덩어리 속에 있어요. 복덩어리 속에서 걸어 다니고 누워 잠을
자고 앉기도 하고 이래하고 있어요.
우리가 공연히 마음 가짐새를 잘못 가져서 눈앞에 닥친 복을 우리가 거부하고 있어요.
태양의 광선을, 이 공기를, 산을, 바다를 , 물을 , 꽃을 돈 한푼 안주고 받아들이고 구경하고 있어요.
선들선들한 바람을 맞이하고 낮에는 태양을 받아들여 밤에는 검은걸 받아들여도 돈 한푼 안줘.
그런데 만약 이걸 갖다가 우리 몸에 딱 들어앉으면 다 남의 것이거든요. 그래서 여기 들어앉아서
고민을 한다든지 어떤 슬픈 생각을 한다든지 이래하면 달이 그렇게 좋아도 달 보고 눈물이 나 버려.
어떤 사람은 달이 그리 좋아 달을 보고 시를 읊어. 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걸 전부 놓는 방향으로
나가면 허공이 내거란 걸 알게 되는데 이제부터 허공설법 하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