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2

코로나 확진 후 퇴원을 앞두고...

하나의 길 2020. 12. 9. 21:42

지난 21일 후배들과 만나 식사 후 , 23일 후배 한명의 코로나 확진소식에 급하게 자가 격리후,

검사결과 24일 확진을 받고 병원에 이송되었습니다.

일주일 정도는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38.5~37.3도를 오르락 내리락 했고, 기침도 나오고 처음에는

근육통도 조금 있었습니다. 이후 해열제 없이 3일 이상을 37.5도 이하로 체온이 잡혀서 내일(10)

퇴원을 합니다. 입원 후 1주일이 지나자 다른 증상이 없어서 남는 시간을 청화스님(2003.11 입적) 법문,

밀라래빠 부처님의 전기, 세첸 코리아 용수스님의 티베트 불교 법문, 문경 옥천암 관룡스님의 법문과

나는 자연인이다등을 휴대폰과 노트북으로 시청을 많이 했습니다.

6일부터는 4인실에 혼자서만 있었기에 혼자만의 시간도 즐기고 있습니다.

나는 자연인이다를 정말 많이 봤고 큰 위안이었습니다.

왜 내가 코로나에 결려서 이렇게 고생을 하는가?

그동안 나의 자만심, 부주의에 대하여 많은 반성을 했습니다. 중간에 나로 인하여 집에서 격리당하고 있는

가족과 확진 예상 증상을 보이는 가족을 보면서 그동안 쌓은 마음공부는 간데가 없고 순간 진정제가 필요

하다고 느낄 정도로 심한 마음의 장애가 왔습니다.

실로 내 자신이 가끔 생각으로 마주쳤던 임종시의 괴로운 마음의 상태를 또 한번 느꼈습니다.

격리된 생활을 1주일 정도하니 어느 아침에 허공이 나라는 강한 인식이 일어났지만 스스로 인간인 이상

정신과 육체의 양면을 전부 극복할 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수행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일어서

애써 허공성의 마음을 외면해 버렸습니다. 해열제 없이 3일간 체온이 37.5도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기에,

마음 속으로 간절히 치유되기를 기도하였고 한편으로 같이 입원하여 나보다 더 체온으로 고통 받는 후배와

코로나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하여 짧게 치유를 기도하였습니다.

침대의 허리를 세워서 앉은 자세로 노트북을 보다가 12시경 되어야 겨우 잠을 잘 수 있었는데,

3일경 늦게 앉아서 자는데 꿈에서도 의자에 앉아서 자고 있었습니다.

키가 조금 큰 여자 의사가 하얀 가운을 입고서 자고 있는 나의 입속으로 뭔가를 넣어서 2번을 찌르고

(두 번 입속으로 넣음, 따끔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조치를 하고서는 나를 툭 치더니

가라고 하는 꿈을 꾸고서 일어났습니다스스로 관세음보살의 가피력을 입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체온이 잡혔습니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관세음보살이 처음부터 가피력을 베풀어 코로나 감염이 안되게 하지...라는 생각도

드는게 사실입니다금번 입원기간 동안 블로그에 올린 글처럼 중생이 한없는 윤회의 고통을 받는 것은

살생과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로 인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서 향후 오계(五戒)를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신념을 얻은 것이 제일 큰 소득입니다. 금번 저로 인하여 고통 받는 가족이 아직 있기에 어제는 혼자서 크게 울었습니다.

그러나 한치 앞을 모르는 우리의 인생이기에 이것 또한 과거 나의 업의 발현이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가족에게도

수없이 긍정적인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오신 관세음보살님이 다른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도 가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정신과 육체를 가진 우리는 둘을 모두 조화롭게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한번 더 실감하고 금번을 계기로 저 역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임에 더욱 긍정적이고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를 내자신의 관세음보살님에게 기원드립니다.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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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고통이란 와이프의 오빠인 형님이 운명시, 와이프가 장례에 참석이 안되고, 이로 인한 처가 장인/장모의

심리적 타격을 우려한 것이었는데.. 운명이 가혹하게 10일 내가 퇴원하고 와이프는 10일 생활치료센터에 입원하고

11일 형님이 돌아가셨습니다.

결국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으니... 이로인한 와이프의 심리적 충격과 그 이후의 모든 일들이....  

이 또한 지나갔으니, 실로 제행이 무상함을 뼈져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금번 코로나에 확진된 것은 5계를 지키겠다는 신념과, 제행무상함을 다시 느낀점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형님을 내가 자주 다니던 용인 용덕사에 모시고, 오늘 와이프와 찾아뵙고 왔습니다.

참으로 인생이 무상하고, 제행이 무상하고, 제법이 무아입니다.

형님의 극락왕생을 기원드립니다. 나무아미타불!   (2020.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