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

묵산 스님에 대하여.

하나의 길 2012. 3. 11. 16:47

 

묵산스님은 1922년 제주 출생이시고 19세인 40년 출가하여 인곡스님, 효봉스님, 전강스님 및 당대 최고의 선승들을 모두 찾아뵙고

법을 물으신 분입니다.

44세인 65년에 백봉 김기추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백봉 선생님이 만법귀일 일귀하처를 물었는데 담배를 피우지 못하신 스님이

백봉 선생님이 담배를 피우고 계신 것을 보고 “그 담배한대 주시오”라고 대답하니 백봉선생님이 보통 수좌가 아니시라고 칭찬을 했습니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상기 묵산 스님의 대답이 대단한 것임을 알 것입니다.

이후 백봉 선생님을 만나서 자신의 공부를 완성하셨습니다.

스님 스스로도 백봉 선생님을 만나서 비로소 불교의 정수를 알게 되었다고 하시며, 당대 모든 도인을 만나 보았지만 백봉 선생님만

못하셨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십니다.

제가 2009년 2월부터 주말 철야 참선공부를 하러 정릉 보림사에 갔을 때 3월부터인가 스님이 참선 도중에 오셔서 법문을 하셨습니다.

80세 후반이 믿기지 않는 목소리, 기억력, 문장력 그리고 동안의 맑고 작은 체구를 보면서 참으로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봉 선생님을 부처님과 같이 존경을 하시는 모습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스님을 뵌지 얼마 안 된 법문 시간에 스님이 자신은 아직 견성을 하지 못했다고 하시길래 속으로

“저 나이 드시도록 견성도 못하셨나?” 라는 건방진 생각이 들었는데 얼마 안 되어  제 자신이 못난 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법문시마다 허공성을 느끼지 못하면 결코 할 수 없는 법문의 깊이를 드러내셨습니다.

이후 법문 시간에 제 작은 소견으로 스님과 법거량도 했지만 그저 귀여운 초학자로 받아주셨습니다.

스님은 요즈음과 같은 시대에 백봉 선생님의 법문을 만나는 인연을 아주 소중하게 여기십니다.

그러므로 백봉 선생님 법문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을 참으로 아끼십니다.

제가 전해들은 이야기 이지만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더군요.

“소승은 초 견성은 했지만 아직 이 몸을 조복 받지 못한 못난 사람입니다.”

저는 이 말씀에 스님의 모든 살림살이가 들어있다고 확신합니다.

이 상대성의 몸을 조복 받는다면 진실로 생사일대사를 마친 사람입니다.

 

 

누가 묵산(黙山)의 진면목을 알건가.

태허공이

태산을 만들어 자유로운 쓰임새를 보일새

누군가 법을 묻는다면 묵묵(黙黙)함을 보이니

가히 허공성의 면목이로다.

 

 

2012년 3월 28일 보림선원 설법내용 청취

     http://www.borim.co.kr/artyboard/mboard.asp?strBoardID=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