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중심으로

스크랩) 가나까 목갈라나의 경 --- 경전의 숲을 거닐다 BBS 중에서

하나의 길 2017. 3. 10. 16:54


 이와같이 나는 들었다.

한때 세존께서는 사왓티 뿝빠라마에 있는 미가라마뚜에 계셨는데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가 찾아와 세존께 인사드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앉았다.

"고따마 존자시여, 미가라마뚜 강당같은 건물을 지으려면 완공하기까지 차근차근 밟아야할 순차적인 배움과

실천과 발전의 단계가 있습니다. 바라문에게는 공부를 완성하기까지 활쏘는 이에게는 최고의 기술을 연마하기까지 순차적인 배움과 실천과 발전의 단계가 있습니다. 이는 저 같은 회계사도 마찬가지여서 제자가 들어오면 하나, , , , 다섯 바르게 헤아리는 것부터 가르칩니다.

고따마 존자의 가르침과 계율에도 이같은 순차적인 배움과 실천과 발전의 단계가 있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그렇습니다. 능숙한 조련사가 혈통이 좋은 멋진 말을 얻으면 가장 먼저 고삐에 익숙해지도록

길들이듯이 여래는 훌륭한 제자가 들어오면 이렇게 그를 길들입니다.

'비구여, 계행을 닦고 계율을 갖추어라. 계율을 지키며 행동의 규범을 완성하라 사소한 잘못 하나에서도

두려움을 보면서 학습계율을 소중하게 받아지녀 공부하라'

바라문이여, 그 제자가 계행과 계율을 두루 갖추게 되면 그때 여래는 말합니다.

'비구여, 감각기능의 문들을 잘 지키고 단속하라. 눈으로 형상을 보되 그 대상에 집착하지 말라.

그대가 눈의 감각기능을 바르게 제어하지 못하면 탐욕과 근심과 해로운 법들이 물밀듯이 흘러들어올 것이니

절제하는 법을 닦고 눈의 감각기능을 지키고 단속하라.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거나 몸으로 감촉을 느끼거나 의식으로 법을 지각할 때에도 그 대상에 집착하지 말라. 그대가 각각의 감각기능을 바르게 제어하지 못하면 탐욕과 근심과 해로운 법들이 물밀듯이 흘러들어올 것이니 절제하는 법을 닦고 눈의 감각기능을 지키고 단속하라'

바라문이여, 그 제자가 감각기능의 문들을 잘 지키게 되면 그때 여래는 말합니다.

'비구여, 음식의 적당량을 알라. 지혜롭게 숙고하면서 음식을 섭취하라.

음식을 먹는 것은 즐기기 위한 것도,  취하기 위한 것도 아름다움을 위한 것도 아니며 단지 이 몸을 지탱하여

청정한 수행을 해나가기 위해서이니 예전의 고통을 끊고 새로운 고통을 일으키지 않으며 건강하고 편안하게

머물 것이란 생각으로 음식을 받아들이라'

세존께서는 계속해서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그 제자가 음식을 적당하고 바르게 섭취할 줄 알면 그때 여래는 말합니다."

'비구여, 깨어있음에 전념하라.

낮동안과 밤의 초야에는 경행과 좌선으로 모든 장애에서 마음을 청정히 하라. 밤의 중야에는 오른쪽 옆구리를 아래로 하고 한 발을 다른 발에 포개어 사자처럼 누운 다음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면서 일어날 시간을 인식하라.

밤의 후야에는 다시 경행과 좌선으로 돌아가 모든 장애에서 마음을 청정히 하라'

바라문이여 그 제자가 깨어있음을 닦고 나면 그때 여래는 말합니다.

'비구여, 마음챙김을 확립하고 올바른 알아차림을 갖추라.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갈 때에도 몸을 굽히거나 펼 때에도 의복과 발우를 갖출 때에도 먹거나 마시거나 가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말하거나 침묵할 때에도 올바른 알아차림을 갖추라'

바라문이여 그 제자가 이 단계를 넘어서면 그때 여래는 말합니다.

"비구여, 이제 그대는 한적한 숲이나 나무 아래나 산이나 계곡이나 동굴이나 묘지나 숲속이나 짚더미가 있는

외딴 곳에 처소를 정하고 수행하라. 그리하면 그는 외딴 곳에 머물며 탁발에서 돌아와 가부좌를 하고 상체를

곧게 세운 다음 전면에 마음챙김을 확립합니다.

그는 세상에 대한 탐욕을 제거하여 탐욕을 버린 마음으로 머물고 탐욕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분노와 원한을 제거하여 악의없는 마음으로 머물고 모든 생명의 이익을 위해 그들을 연민하며 분노와 원한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게으름과 졸음을 제거하여 게으름과 졸음에서 벗어나 머물고 광명에 대한 명상으로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며

게으름과 졸음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들뜸과 후회를 제거하여 안으로 공히 가라앉은 마음으로 머물고 들뜸과 후회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의심을 제거하여 의심없는 마음으로 머물고 의심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합니다.

바라문이여 그는 이처럼 지혜를 약하게 하는 다섯 가지 장애를 제거하여 감각적 욕망과 해로운 법을 완전히

여읜 뒤 사유하고 그 사유를 더욱 깊게 통찰하여 멀리 여읨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행복으로 가득한

첫 번째 선정을 성취합니다."

세존께서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에게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첫 번째 선정을 성취한 다음 수행을 계속한 그는 마침내 사유와 그 사유를 더욱 깊게 통찰함을

멈춘 뒤 내적 평온과 마음이 하나됨을 이루고 삼매에서 생겨나는 희열과 행복으로 가득한 두 번째 선정을

성취합니다.

다시 그는 삼매에서 생겨나는 희열이 사라진 뒤 평온하게 머물면서 마음챙김과 알아차림을 통해 성자들이

'평온하고 마음챙기며 행복하게 머문다'고 부르는 세 번째 선정을 성취합니다.

다시 그는 행복도 버리고 괴로움도 버리고 만족과 불만이 다 사라진 뒤 괴로움을 뛰어넘고 즐거움을 뛰어넘어 평온하고 마음챙김이 청정한 네 번째 선정을 성취합니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아직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속박에서 벗어나 최상의 평온함을 바라는 보다 높은

수행단계에 있는 제자들에 대한 나의 가르침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법들은 번뇌가 다하여 청정한 삶을 완성했으며 해야할 일들을 마치고 모든 짐을 내려놓았으며

참된 이상을 실현하여 삶의 족쇄를 끊었고 궁극의 바른 지혜로 해탈한 아라한들이 지금 여기에서 행복하게

머물고 또한 마음챙기고 알아차리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세존께서 말씀을 마치시자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가 여쭈었다.

"고따마 존자시여, 존자의 제자들이 그와 같은 가르침을 받으면 그들은 모두 궁극적인 목표인 열반을 성취합니까? 아니면 어떤 이들은 성취하지 못하는지요?"

"바라문이여, 나의 제자들 가운데 어떤 이들은 열반을 성취하고 어떤 이들은 성취하지 못합니다"

"고따마 존자시여, 열반이 있고 열반에 이르는 길이 있고 존자께서 안내자로 계신데도 어떤 이는 열반을 성취하고 어떤 이는 성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내가 그대에게 다시 묻겠습니다. 그대의 생각대로 답하십시오.

그대는 라자가하로 가는 길에 익숙합니까?"

"익숙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라자가하로 가려는 한 사람이 그대에게 다가와 길을 묻는다고 합시다.

 그러면 그대는 라자가하로 가는 길을 아주 자세하게 설명할 것입니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을을 만나게 되고 조금 더 가면 도시를 만나게 되며 아름다운 숲과 아름다운 땅과 아름다운 연못이 있는 라자가하에 도착할 것입니다 라고. 그는 그대의 바른 가르침을 받았지만 잘못된 길로 들어서 반대편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세존께서 계속 말씀하셨다.

"바라문이여, 잠시 후에 라자가하로 가려하는 또 다른 사람이 그대에게 와서 길을 묻습니다. 그러면 그대는

앞 사람에게 한 것처럼 라자가하로 가는 길을 자세하게 설명할 것이고 그는 그대의 바른 가르침을 받고 안전

하게 라자가하에 도착합니다. 바라문이여, 두 사람 중에 어떤 이는 잘못된 길로 들어 반대편으로 가고 또

어떤 이는 안전하게 라자가하에 도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라문 가나까 목갈라나가 대답했다

"고따마 존자시여 제가 달리 어떻게 하겠습니까 저는 다만 길을 안내하는 자입니다"

"열반이 있고, 열반에 이르는 길이 있고 내가 안내자로 있는데도 어떤 이는 열반을 성취하고 어떤 이는 성취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내가 달리 어떻게 하겠습니까. 나는 다만 길을 안내하는 자입니다"

"존자시여, 믿음 없이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하여 속이고 기만하고 교만하고 오만하고 쉽게 동요하고

욕설을 하고 수다스럽고 감각기능의 문들을 자제하지 못하고 음식의 양을 바르게 알지 못하고 깨어있음을

닦지 못하고 수행자의 삶을 살피지 않고 학습계율을 존중하지 않고 사치스럽고 방일하고 타락에 앞장서고

멀리여읨을 소홀히 하고 게으르고 정진하지 않고 마음챙김이 없고 알아차리지 못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지혜가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따마 존자께서는 이러한 자들과 함께 살지 않으십니다.

존자의 제자들은 모두 믿음으로 집에서 집없는 곳으로 출가하여 바른 계행과 계율을 지키며 바르게 생활하는

분들입니다. 이를테면 뿌리의 향기 중에서 흑단향이 최상이라 불리고 나무의 향기 중에서 적단향이 최상이라

불리고 꽃의 향기 중에서 자스민향이 최상이라 불리듯 고따마 존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의 모든 가르침 가운데

최상입니다. 경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법을 설해주셨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 귀의하옵고 세존의 가르침에 귀의합니다. 세존의 승가에 귀의합니다.

세존께서는 부디 저를 재가신자로 받아주십시오 오늘부터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귀의하겠나이다

 

[출처] 수행의 과정 / 가나까 목갈라나의 경| 작성자 유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