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오욕경(世間五欲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비사리의 기바구마라약사암라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옛날 바른 깨달음을 이루지 못하였을 때, 홀로 어느 고요한 곳에서 선정에 들어 내 마음이 어느
곳으로 향하는가를 사유해 보았다. 그래서 내 마음이 과거의 다섯 가지 욕망(欲功德)을 많이 좇고,
현재의 다섯 가지 욕망은 조금 좇으며, 미래 세상을 좇는 것은 더욱 적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나는 내가 과거의 다섯 가지 욕망을 많이 좇고 있는 것을 관찰한 뒤에는 지극히 방편을 써서, 꾸준히
힘쓰고 스스로 단속하여 다시는 과거의 다섯 가지 욕망을 따르지 않게 하였다. 그렇게 꾸준히 힘써
스스로 단속함으로 말미암아 나는 점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가까워졌느니라.
너희 비구들도 과거의 다섯 가지 욕망을 많이 좇고 또 현재와 미래에 대해서는 좇는 것이 그보다 적을
것이다. 너희들 역시 마음이 과거의 다섯 가지 욕망을 많이 좇고 있으니 스스로 단속하기를 더욱 더해야
하느니라. 그리하면 너희들 또한 오래지 않아 모든 번뇌를 다하게 되어, 번뇌가 없어 마음이 해탈하고
지혜로 해탈하여, 현세에서 스스로 알고 스스로 증득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눈이 빛깔을 보는 인연으로 안의 느낌, 즉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내고, 귀·코·혀·몸도 마찬가지이며, 뜻과 법을 인연하여 안의 느낌, 즉 괴로운 느낌·즐거운
느낌·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을 내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그 입처(入處)를 마땅히
깨닫고 알아야 하나니, 만일 눈이 소멸하면 빛깔이라는 생각에서 곧 벗어나고, 귀·코·혀·몸도 마찬가지
이며, 뜻이 소멸하면 법이라는 생각에서 곧 벗어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6입처(入處)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씀하신 뒤에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셨다.
이 때 많은 비구들은 세존께서 떠나신 뒤 이렇게 의논하였다.
'세존께서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간략히 설법하시고는, 널리 분별하지 않으신 채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신
다. 우리들은 오늘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을 아직 이해하지 못했다. 이제 이 대중 가운데 누가
지혜의 힘이 있어, 우리들을 위해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존자 아난은 항상 세존을 모시고 있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범행을 갖추었다고 스승으로부터 항상
칭찬 받는다. 오직 존자 아난만이 우리를 위해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지금 다 같이 존자 아난께 찾아가서 그 요긴한 뜻을 물어 보고, 그 말대로 다 받들어
가지자.'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존자 아난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서로 인사한 뒤에 한쪽에 앉아, 존자 아난에게
'존자여,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해 간략히 법을 말씀하셨습니다' 하고는 위에서 말씀하신 그대로
말하고, 아난에게 그 뜻을 자세히 물으면서 말하였다.
"저희들을 위하여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존자 아난은 모든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자세히 듣고 잘 사유하십시오. 그대들을 위하여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법 가운데서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세존께서 간략히 말씀하신 것은 곧 이 6입처(入處)를 소멸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나머지를 말씀하시기 위하여 '안입처(眼入處)가 소멸하면 빛깔이라는 생각[色想]에서 곧
벗어난다. 이입처(耳入處)·비입처(鼻入處)·설입처(舌入處)·신입처(身入處)도 마찬가지이며, 의입처
(意入處)가 소멸하면 법이라는 생각[法想]에서 곧 벗어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이 법을 간략히 말씀하신 뒤에 방으로 들어가 좌선하셨고, 저는 이미 그대들을 위하여
그 뜻을 설명하였습니다."
존자 아난이 그 뜻을 설명하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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