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불교 중심으로

대수경(출처:잡아함경)

하나의 길 2015. 6. 30. 17:02

대수경(大樹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취하는 법[取法]을 따라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을 묶으면, 마음은 치달리면서

  명색(名色)을 좇게 되느니라.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入處)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감촉[]이 있으며,

  감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으며, 애욕을 인연하여 취함[]이 있고,

  취함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으며,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고,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

  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싸이게 되느니라.

  비유하면 줄기·가지·잔가지·잎·꽃·열매가 있는 큰 나무가 뿌리를 깊이 단단하게 내렸을 때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고 물을 대주면 그 나무는 굳고 튼튼하여 영원히 썩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비구들아,

  취하는 법을 따라 맛들여 집착하고, 돌아보며 기억하여 마음이 묶이면, 그 마음이 치달리면서 명색을 좇게

  되느니라. 명색을 인연하여 6입처가 있고, 6입처를 인연하여 접촉이 있으며, 접촉을 인연하여 느낌이 있고,

  느낌을 인연하여 애욕이 있으며, 애욕을 인연하여 존재가 있고, 존재를 인연하여 태어남이 있으며,

  태어남을 인연하여 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싸이게 되느니라.

  만일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라는 관찰을 따르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싫어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마음이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묶여 집착하는 일이 없으면, ()이 곧 치달리지 않으면 명색이 곧 소멸한다. 명색이

  소멸하면 6입처가 소멸하고,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며,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며,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병듦·죽음·근심·슬픔·번민·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소멸하게 되느니라.

  마치 나무를 심었을 때, 안전하도록 때맞추어 사랑하고 보호하지도 않고, 기름진 흙으로 북돋아주지도

  않으며, 때맞추어 물을 대주지도 않고, 차고 따스한 온도를 맞추어주지도 않으면 그 나무는 자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일 거기에다 다시 뿌리를 끊고 가지를 꺾어 조각조각 자르고, 총총 썰어서 바람에 말리고

  햇볕에 쪼이며, 불로 태워 재 가루를 만들어 거센 바람에 날리거나 흐르는 물에 던져버린다고 하자.

  비구들, 너희들 생각에는 어떠하냐?

  그 나무의 뿌리를 끊고……(내지)……불살라 아주 없애버렸다면, 이것은 미래 세상에 나지 못하게 하는 것

  이 아니겠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와 같이 비구들아, 만일 취하는 법에 대해서 무상한 것이라는 관찰을 따르고, 나고 소멸하는 것이라는

   관찰, 하고자 할 것이 없는 것이라는 관찰, 소멸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 싫어해야 할 것이라는 관찰에

   머물러, 마음이 돌아보거나 기억하지 않아서 묶여 집착하는 일이 없으면, ()이 곧 치달리지 않아

   명색이 곧 소멸한다. 명색이 소멸하면 6입처가 소멸하고, 6입처가 소멸하면 접촉이 소멸하며, 접촉이

   소멸하면 느낌이 소멸하고, 느낌이 소멸하면 애욕이 소멸하며, 애욕이 소멸하면 취함이 소멸하고, 취함이

   소멸하면 존재가 소멸하며, 존재가 소멸하면 태어남이 소멸하고, 태어남이 소멸하면 늙음·병듦·죽음·근심·

   슬픔·번민·괴로움이 소멸한다.

   이와 같이 이렇게 하여 순전하고 큰 괴로움뿐인 무더기가 소멸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