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9월 9일
소리도 냄새도 빛깔도 없는 자리는 시공간이 들어붙질 않아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어떤 분들은 건방지다 이럴 거예요. 나 건방진 것 아니에요.
실로 부처님의 그 주인공. 부처님의 그 자리. 소리도 냄새도 빛깔도 없는 자리.
나의 소리도 냄새도 빛깔도 없는 자리. 여러분의 소리도 냄새도 빛깔도 없는 자리.
서로 갈라놓지 못하는 거예요. 불교는 일대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가 당당한 누리의 주인공이란
이 사실을 안다면은 이거 좋지 않습니까? 이렇게 알면 죄로 안갑니다. 죄로 안가.
돈오무생. 돈오무생이라야 됩니다. 저 말이 꼭 한마디 들어가야 됩니다.
실로 우리는 전부 돈오무생이에요. 여러분 죽을라면 죽어집니까? 택도 없는 소리예요.
못 죽어. 하하하. 이건 지금도 죽고 있어요. 적혈구 백혈구 세포 죽고 나고 하고 있어요.
만약 참말로 우리가 죽을수 있다면 제일먼저 내부터 죽겠어요. 근심 걱정 없이 제일 편하지.
죽지 못하는 거라요. 이 도리를 아는 것이 돈오무생입니다.
구름은 가다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가며 달은 뜨다가 멈추지 않고 뜨며 물은 흐르다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흐르며 꽃은 피다가 멈추지 않고 그대로 피니 여여부동이여. 조이상적(照以常寂) 하고
올올회광(兀兀回光)이여 적이상조(寂以常照)로다.(의젓하여 안 움직임이여. 비추어서 항상
적적하고 오뚝하여 빛을 돌이킴이여. 적적해서 항상 비춤이로다.)
한 개 뿔난 토끼가 물속 달을 건지는 풍광입니다. 중근이니 상근이니 하근이니 이거 없습니다.
중생들이 스스로 만들어 낸 겁니다. 일법이 소연할 뿐입니다.
문)눈으로 보는 중생은 어디에 있습니까?
답)너의 ○○에 있느니라.
문)귀로 듣는 파순이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너의 ○○에 있느니라.
문)혀로 이르는 부처는 어디에 있습니까?
답)너의 ○○에 있느니라.
이것도 동그랑땡, 저것도 동그랑땡, 모두가 동그랑땡이니 토끼뿔은 물속달을 꿰었고
거북털은 뱃속 꿈을 털었느니라.
홀연히도 들리나니 종소리는 얼로오노
까마득한 하늘이라 내집안이 분명허이
한입으로 삼천계를 고스란히 삼켰더니
물은물은 뫼는뫼는 스스로가 밝더구나.